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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한슨 사진전 - 상상을 찍는 사진작가 (번외편)

by HL_HENRY 2022.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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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에릭 요한슨 (Full Moon Service, 2017)


에릭 요한슨 사진전이란?

 나는 평상시에도 혼자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는 것을 꺼려하지 않는다. 형제자매 없이 외동으로 자라다 보니 무엇이든 혼자 하는 게 익숙하다. 사진에 마음을 뺏기고 온갖 관심이 사진에 머물러 있을 무렵 내 초미의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사진을 잘 찍을까였다. 그런 와중에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을 많이 보면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진전도 혼자 다니기 시작했다.

 

 첫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책을 사서 공부를 하고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었지만 그런 정보들은 내 갈증을 채워주기에 모자랐다. 그렇게 인터넷을 보던 와중 우연히 에릭 요한슨 사진전 광고를 보게 되었다. 처음 광고를 보고 든 생각은 "아니, 이 모든 것이 사진이라고? 컴퓨터 그래픽이나 그림 아니야?"였다.

 

 나는 당장 전시회를 보기 위해 알아보았지만 이미 서울에서 하는 전시회 일정은 끝난 상황이었다. 에릭 요한슨의 첫 한국 전시회였고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울산으로 장소를 옮긴 상황이었다. 내가 사는 곳은 인천으로 울산까지 전시회를 보러 가는 것은 많이 부담되었다. 당시 나는 막 미러리스 카메라를 산 초보 중에도 생초보였고 카메라를 들고 밖에 나가서 사진을 찍는 행위 자체가 어색했었던 시절이었다. 그런 내가 사진전 하나를 보기 위해 울산까지 간다는 것은 나에게는 너무나 큰 모험이었다.

 

 하지만 세상에는 운명이란 게 존재하나 보다. 티켓 예매를 두고 몇 날 며칠을 망설이고 있는 나에게 정말 우연히 울산을 방문하게 될 일이 생긴 것이다. 나는 당장 에릭 요한슨 울산 전시회 티켓을 예매하였다. 이 포스팅에 사용된 모든 사진은 내가 2019년 울산에서 보고 온 에릭 요한슨 사진전에서 직접 찍은 사진이다.

 

 에릭 요한슨은 '상상력을 찍는 작가'라는 별칭을 가진 스웨덴의 초현실주의 사진작가다. 그가 찍은 모든 작품은 현실 어딘가에 존재하는 장소들이며, 작품에 들어가는 모든 요소들은 전부 실제로 촬영된 사진들이다. 그는 세상에 실존하는 모든 사물과 장소를 카메라로 "채집"하여 재봉질하듯 꿰매고 오려 붙여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상으로 재구성해 낸다.

 

 전시회장을 들어서면 아래 사진과 같이 에릭 요한슨 사진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있다. "Impossible is possible (불가능은 가능하다)". 얼마나 소름 돋는 문구인가? 내가 처음 사진에 매료된 순간도 현실에 존재하는 그 찰나의 순간을 내가 원하는 대로 프레임 안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이미 에릭 요한슨이라는 작가는 단순히 프레임 안에 세상을 담는 것을 뛰어넘어 프레임 안에서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 내고 있었다.

출처 : 에릭 요한슨 사진전

전시회 일정 및 장소

 그런 에릭 요한슨의 사진전이 2년 만에 서울 63 빌딩에서 다시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63 빌딩 60층에 있는 전시관인 63 아트 미술관에서 2021년 9월 16일부터 2022년 3월 6일까지 열린다. 사진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성인 1인 기준 15,000원이다.

 

 

 이번 전시회는 2019년에 진행한 첫 전시회 때와 다른 부제인 BEYOND IMAGINATION으로 2019년에는 공개되지 않았던 그의 최신 작품과 함께 총 5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곳곳에 다양한 포토존이 있으며 에릭 요한슨의 작품과 연결되어 마치 내가 작품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끔 하는 재밌는 체험공간들도 있다고 한다.

 

 사실 나는 이미 2019년도에 그의 전시회에 다녀와서 이번 전시회는 아직 가보지 않았다. 전시회가 끝나기 전에 시간을 내서 방문할 계획이다. 내가 처음 느꼈던 그 순수한 놀라움과 충격을 곱씹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어떤 사진을 볼 수 있을까?

출처 : 에릭요한슨 사진전

 그의 작품은 한점 한 점이 놀랍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실제로 이런 장소가 있을 것 같고 이런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을 것만 같다. 포토샵 리터칭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끊임없이 뇌를 자극하는 작가 특유의 재치 있는 상상력에 나도 모르게 뇌가 말랑말랑 해지는 기분이다.

 

 위에 사진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그의 작품은 아니지만 내가 느끼기에 너무나 인상 깊었던 작품들이다.


어깨에 시간을 짊어지고 달리는 사람. 결국 우리는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일까?

기대(EXPECTATIONS)는 어쩌면 타인이 보는 나의 모습이 아니라 내가 나에게 바라는 모습이지 않을까?


 사실 에릭 요한슨의 모든 작품은 그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모니터나 핸드폰 화면을 통해 보는 사진 속 세상도 놀랍기 그지없지만, 직접 인화된 사진과 작품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전시회를 가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지극히 상업적이고 현실적인 스톡 사진을 찍을 때 말랑해진 뇌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ERIK JOHANSSON

Website of Swedish surreal photographer Erik Johansson.

www.erikj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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